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114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 나타샤를 사랑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감상 사랑은 둘만 좋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금전, 가족 등 여러가지 상황이 잘 맞아야 오래가는 사.. 2021. 10. 16.
새와 나 - 하룬 야히아 시 새와 나 - 하룬 야히아 나는 언제나 궁금했다. 세상 어느 곳으로도 날아갈 수 있으면서 새는 왜 항상 한곳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그러다 문득 나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감상 새는 어디든 날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 우리도 같다. 우리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고, 원하는 것은 뭐든 될 수 있다. 그저 날아 오를 생각을 안하거나 미리 포기해버린다. 나도 지금 퇴사를 하고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내 스스로 좋은 직장은 갈 수 없지 않을까 스스로 지레 겁먹고 지원도 안한 회사도 많다. 중국어도 배우고싶고 사진을 배워 사진작가가 되고싶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만류와 시선에 잡혀 아무것도 못하고 취업준비만 하고 있다. 나는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새이지만, 날아 오를.. 2021. 10. 16.
쓰다 - 이뜬(자작시) 쓰다 - 이뜬 공책에 당신 이름 쓰다 조심스레 다시 지워버렸습니다. 보고싶다고 이름 석자 쉬이 써버리면 그만큼 당신도 쉬워질까봐. 두꺼운 연필 정성스레 깎아 또박또박 한번 써놓고 정 보고싶을 때 슬쩍 곁눈질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꾹꾹 눌러 쓴 그 이름이 유난히 예뻐 왠지 서글퍼졌습니다. 내마음 짝사랑은 쓰다. 보고싶은 마음에 공책에 가지런히 이름을 적어본다. 한번 두번 적다 보니 공부 필기보다 그 사람 이름이 더 많아졌다. 내 마음에 그 사람이 가득 차 넘쳐 공책에 흘렀나보다. 나한테 소중한 사람 보고싶다고 이름 석자 이렇게 쉽게 써버리면 그만큼 그 사람도 가벼워질까봐 다 지워버렸다. 그리고 딱 한번만 꾹꾹 눌러 정성스럽게 써놓고 보고싶을 때 한번씩 곁눈질해 보기로 했다. 나는 그사람 이름을 쓰다 그.. 2021. 10. 16.
밤바다 의자 두개 - 이뜬(자작시) 밤바다 의자 두개 - 이뜬 밤바다 잘 보이는 목 좋은곳 의자 두개 놓습니다. 하나는 내가 앉고 하나는 그냥 두었습니다. 누가 지나다 앉을까 하여. 나는 매일 밤 이곳에 앉아 밤하늘 달빛에 감탄하고 별빛에 설레이다 파도에 심히 흔들립니다. 그리 기다립니다. 나의 의자 두개 풍경의 마지막 아름다움. 내 마음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평생 함께 할 연인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남들만큼 대단한 사랑은 해본적이 없다. 부단히 찾으려 노력하기도 했고, 이따금씩 찾아 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기한이 끝난 인연으로 끝나버렸다. 내 사랑은 이제 마르고 시들어서 더 이상 누군가를 마중 나갈 힘이 남아있지 않다. 이제는 여유롭게 밤바다 내려다 보이는 곳에 의자 두개를 두고 앉아서 아름다운 세상 감탄도 했다가, 설.. 2021. 10. 1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