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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3

새와 나무 - 류시화 시 새와 나무 -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 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감상 가만히 서 있는 나무가 흔들린다. 새가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잘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나만 흔들리는 것은 너가 나에게 왔기 때문이다. 평온함 속에 예상치 못한 사람이 다가오면 나는 정말 많이 흔들리는 편이다. 사람의 좋은면을 보려고 노력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금사빠다. 금방 사람이 좋.. 2022. 7. 3.
소금 인형 - 류시화 시 소금 인형 - 류시화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 간 소금 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 든 나는 소금 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 버렸네 감상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진다.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은 내가 직접 그 사람에게 뛰어들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영화를 좋아하고, 어떤 시를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지내보는 수 밖에 없다. 나의 남은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의 깊이를 알아내는 일에 두려움이 있으면 안되겠지. 기꺼히 뛰어들어 당신에게 녹아보겠다. 2021. 10. 29.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감상 아마 중학생 때 등교버스 창가에 붙어있는 종이에서 이 시를 제일 처음 봤던것 같다. 그땐 어린 마음에 짝사랑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나는 그 친구와 함께 있지 않은 때도, 그 친구와 함께 있을 때도 그친구가 그리웠다.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나이였지만, 그때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이 표현이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 하는 마음을 시적으로 너무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2021.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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