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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2

스며드는 것 - 안도현 시 (간장게장) 스며드는 것 - 안도현 시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감상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먹는 음식들은 생각해보면 다른 생물의 죽음을 수반한다. 시인은 이런 것 하나하나가 시로 다가오나 보다. 게가 간장속에 잠겨 꾸역꾸역 간장을 들이마시며 움직임을 멈추는 모습을 보며, 알을 품고 있는 암게의 입장에서 알들에게 마지막으로 읊조리는 위안의 말들을 상상했을까. 시인은 세상의 모든 아.. 2021. 10. 22.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부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시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감상 나는 누군가에게 내 자신을 불태울만큼 뜨거운 사람이었던적이 있던가. 어쩌면 나는 이타적인 면에서 길바닥에 뒹구는 연탄재보다 못한 존재가 아닐까. 누군가를 위해 내 한몸 태워 따듯함을 전해주는 연탄. 연탄의 쓰임은 아름답다. 시인은 일상적인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굴러다니는 다 타버린 연탄재를 차는 사람들을 보며 안도현 시인은 연탄의 뜨거운 희생을 생각했던것 같다. 2021.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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