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114 넌 나처럼 살지 마라 - 박노해 시 넌 나처럼 살지 마라 - 박노해 아버지, 어머니 돈이 없어도 당신은 여전히 나의 하늘입니다. 당신이 잘못 산 게 아니잖아요 못 배웠어도, 힘이 없어도, 당신은 영원한 나의 하늘입니다. 감상 요즘 부모의 자산에 따라 금수저, 은수저 이야기를 많이 한다. 부모가 부자면 인생이 편하겠지. 대학을 다니며 등록금을 위해 아득바득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될것이고, 취직도 연줄을 대면 쉬울것이고, 결혼하여 살 집도 사주니 편할것이다. 하지만, 돈이 없어도 부모님은 내 하늘이고 땅이다. 내가 도저히 갚지 못할 사랑을 나에게 주셨다. 돈이 없어도 괜찮다. 내 삶은 내가 살아가야한다. 부모님은 언제나 내가 삶에 지쳐 찬겨울 눈사람처럼 꽁꽁 얼어붙어 오면 커다란 손으로 끌어안아 녹여주시는 분들이니. 오히려 내가 잘되서 부.. 2021. 10. 18. 그대도 오늘 - 이훤 시 그대도 오늘 - 이훤 무한히 낙담하고 자책하는 그대여 끝없이 자신의 쓸모를 의구하는 영혼이여 고갤 들어라 그대도 오늘 누군가에게 위로였다. 감상 자존감이 낮아 질때가 있다. 특히 무직상태에. 앞으로 진로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나는 왜 태어났고 어떤 일을 해야하고 어떤 쓸모가 있을까. 과거에 어떤일의 결과로 이렇게 되었구나. 그땐 어떻게 했어야 했는데. 끝없이 나 자신을 의심하고 후회하고 내 쓸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였다고 하는 시인. 나는 오늘 누구에게 위로였나. 2021. 10. 18. 밥 - 천양희 시 밥 -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감상 나는 요즘 백수생활을 하며 밥도 많이 먹고, 잠도 많이 자고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하기도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 온 끝이 백수가 된것에 허탈하고 가끔 눈물도 찔끔 난다. 천양희 작가는 나같이 궁지에 몰린 사람들에게 '잘 될거야' 라는 막연한 위로보다 현실적인 각오를 다지게 해준다. 아무리 힘겨워도 내 인생은 내가 살아내야 하는 것이고, 남이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내 삶은 내가 요리하고 내가 열심히 씹어 내어 소화해야하는 것이다. 막연한 위로는 순간의 위안은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무 도움도 되지.. 2021. 10. 18. 눈사람 자살 사건 - 최승호 시 눈사람 자살 사건 - 최승호 그날 눈사람은 텅 빈 욕조에 누워 있었다. 뜨거운 물을 틀기 전에 그는 더 살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자살의 이유가 될 수는 없었으며 죽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사는 이유 또한 될 수 없었다. 죽어야 할 이유도 없었고 더 살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텅 빈 욕조에 혼자 누워 있을 때 뜨거운 물과 찬물 중에서 어떤 물을 틀어야 하는 것일까. 눈사람은 그 결과는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뜨거운 물에는 빨리 녹고 찬물에는 좀 천천히 녹겠지만 녹아 사라진다는 점에서는 다를게 없었다. 나는 따듯한 물에 녹고 싶다. 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 눈사람은 온수를 틀고 자신의 몸이 점점 녹아 물이 되는 .. 2021. 10. 17.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2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