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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쓰다 - 이뜬(자작시)

by 담수쓰다 2021.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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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 이뜬

 

공책에 당신 이름 쓰다

조심스레 다시 지워버렸습니다.

 

보고싶다고 이름 석자 쉬이 써버리면

그만큼 당신도 쉬워질까봐.

 

두꺼운 연필 정성스레 깎아

또박또박 한번 써놓고

정 보고싶을 때 슬쩍 곁눈질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꾹꾹 눌러 쓴 그 이름이 유난히 예뻐

왠지 서글퍼졌습니다.

 

꾹꾹 눌러 쓴 그 이름이 유난히 예뻐

내마음

짝사랑은 쓰다. 보고싶은 마음에 공책에 가지런히 이름을 적어본다. 한번 두번 적다 보니 공부 필기보다 그 사람 이름이 더 많아졌다. 내 마음에 그 사람이 가득 차 넘쳐 공책에 흘렀나보다. 나한테 소중한 사람 보고싶다고 이름 석자 이렇게 쉽게 써버리면 그만큼 그 사람도 가벼워질까봐 다 지워버렸다. 그리고 딱 한번만 꾹꾹 눌러 정성스럽게 써놓고 보고싶을 때 한번씩 곁눈질해 보기로 했다. 나는 그사람 이름을 쓰다 그 사람 이름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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