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113 산유화 - 김소월 시 산유화 -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감상 세상에 꽃이 핀다. 꽃은 세상에 태어나는 생명. 꽃은 원래 군락을 이루지만, 꽃은 저만치 홀로 피어 있다. 모든 존재는 외로운 숙명을 가지고 있다. 새는 꽃이 좋아 산에 산다. 화자는 새로 꽃과 가까워 지고싶어한다. 하지만 모든 존재는 반드시 개별의 존재로만 살아 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꽃은 생명이 다하면 져버린다. 2021. 11. 6. 먼 후일 - 김소월 시 먼 후일 -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감상 먼 훗날에 당신이 나를 찾으면 나는 당신을 잊었다 말할 겁니다. 당신이 속으로 당신을 잊었다고 나를 나무라거나 야속하다 하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다 말할 겁니다. 그래도 당신을 잊은 것을 나무란다면 당신이 떠나며 돌아온다고 한 말이 믿기지가 않아 잊었다고 말할 겁니다. 사실 나는 오늘의 현재에도 어제의 과거에도 당신을 잊지 못하였지만, 먼 후일에 당신을 만나면 그때는 잊었다고 하겠습니다. 2021. 11. 6.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시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감상 복잡한 세상. 이제 자연을 보며 소박하게 사는 삶은 특이한 삶이 되어 버렸다. 동심을 간직한채 자연 곁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김소월 시인은 어린 남자아이의 마음으로 소박하게 가족들과 함께 물놀이 하기 좋은 강변에 살고싶은 마음을 표현한것 같다. 2021. 11. 6. 곱추 - 김기택 시 곱추 - 김기택 지하도 그 낮게 구부러진 어둠에 눌려 그 노인은 언제나 보이지 않았다. 출근길 매일 그 자리 그 사람이지만 만나는 건 늘 빈 손바닥 하나, 동전 몇 개뿐이었다. 가슴 등뼈 아래 숨어사는 작은 얼굴 하나 시멘트를 응고시키는 힘이 누르고 있는 흰 얼굴 하나 그것마저도 아예 안 보이는 날이 더 많았다. 하루는 무덥고 시끄러운 정오의 길바닥에서 그 노인이 조용히 잠든 것을 보았다. 등에 커다란 알을 하나 품고 그 알 속으로 들어가 태아처럼 웅크리고 자고 있었다. 곧 껍질을 깨고 무엇이 나올 것 같아 철근 같은 등뼈가 부서지도록 기지개를 하면서 그것이 곧 일어날 것 같아 그 알이 유난히 크고 위태로워 보였다. 거대한 도시의 소음보다 더 우렁찬 숨소리 나직하게 들려오고 웅크려 알을 품고 있는 어둠 .. 2021. 10. 31.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2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