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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 김재진 시 나이 - 김재진 나이가 든다는 것은 용서할 일보다 용서받을 일이 많아지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보고 싶은 사람보다 볼 수 없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기다리고 있던 슬픔을 순서대로 만나는 것이다. 세월은 말을 타고 가고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마침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도 이별하게 되는 것이다. 감상 나는 항상 불안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신입으로 지원하기 힘든 나이가 되었다. 타지생활을 하다 고향으로 내려오니 어느새 백발을 하고 있는 어머니와 머리숱이 횡해지신 아버지를 보면 부모님과 내가 함께 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나이를 먹어 갈수록 확정된 슬픔에 천천히 다가가는듯 하다. 우리는 유한한 삶을 살고 있다. 함께하는 사람들의 .. 2021. 11. 17.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시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 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 2021. 11. 17.
화살기도 - 나태주 시 화살기도 - 나태주 아직도 남아있는 아름다운 일들을 이루게 하여 주소서 아직도 만나야 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여 주소서 아멘이라고 말할 때 네 얼굴이 떠올랐다 퍼뜩 놀라 그만 나는 눈을 뜨고 말았다. 감상 화살기도에서 나태주 시인은 살면서 아름다운 일들을 경험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있다. 그러다 아멘 하고 기도를 끝낼 때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것저것 말했지만 역시 제일 간절한건 사랑이다. 나는 무교라 기도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간절할 땐 가끔 어떤 신이라도 상관하지 않을테니 도와달라고 제발 내가 염원하는 일이 일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 할 때가 있다. 처음으로 사랑을 고백 할 때 그랬던것 같다. 사랑은 나에게 믿음없는 기도까지 쥐어 짜내는 것이었나보다. 2021. 11. 16.
사막 - 오르텅스 블루 시 사막 - 오르텅스 블루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Desert - Hrtense Vlou He felt so lonely in this desert that sometimes He would walk backwards Just to see tracks in front of him. 감상 이 시는 류시화 시집에 소개 되었다. 이 시는 파리 지하철 공사가 매년 공모하는 시 콩쿠르에서 8천편 응모장 중 1등으로 당선된 작품이다. 류시화 시인이 이 시를 책에 게재하기 위해 시인의 연락처를 수소문하여 파리에 사는 지인을 통해 연락한다. 그녀는 시가 완벽하지 않다며 시 게재를 거절하였다. 왜 완벽하지 않냐 물었더니 이 시에 '너무도'라는 표현으로는 .. 2021.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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