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현대시97 편지 - 천상병 시 편지 - 천상병 점심을 얻어 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로운 적도 없지 않았다. 그걸 잊지 말아 주기 바란다. 내일을 믿다가 이십년!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자네한테 편지를 쓴다네. 감상 인생에서 일이 뜻한 대로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리고 어떻게 잘 풀려 좋은 때도 있을 수 있다. 상황이 좋아 편할 때는 항상, 어려웠던 때를 기억하며 초심을 간직하고 겸손해야한다. 시인은 지금 편안하고 안정적인 생활에 젖어, 힘들었지만 꿈이 많았던 그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과거의 자신에게 편지를 쓴다. 나도 지금의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 하지만, 나중에는 좋은 상황에서 지금을 떠올리며, 나태해지지 않기를, 오.. 2023. 7. 7. 방명록2 - 김경미 시 (나는 왜 극장처럼 어두워서야 삶이 상영되는 느낌일까) 방명록2 - 김경미 시 나는 왜 극장처럼 어두워서야 삶이 상영되는 느낌일까 극장 매점의 팝콘처럼 하얗고 가벼운 나비 같은 생은 어떤 감촉일지 가끔씩 나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병아리 깃털이나 잎일 수 있는지 후, 불어보고 싶어진다. 감상 극장처럼 어두워져야 삶이 상영 되는 것일까? 밝으면 삶은 상영 되지 않는 것일까? 사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힘든 시기가 있고, 그 시기로 인해 성장하고 단단해진다. 삶은 성장해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시련이 있어야 삶이 가치 있고 아름다운 영화가 상영 되는 것은 알지만, 가끔, 팝콘처럼 하얗고 가벼운 나비처럼 살 수 있다면 좋겠다. 나는 그렇게 살 수 없는 걸까? 다들 즐겁게 나비같은 인생을 사는 것 같은데 나도 나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병아리 깃털 같이 가볍게 살아갈.. 2023. 6. 24. 시인의 사랑 - 진은영 시 시인의 사랑 - 진은영 시 만일 네가 나의 애인이라면 너는 참 좋을 텐데 네가 나의 애인이라면 너를 위해 시를 써줄 텐데 너는 집에 도착할 텐데 그리하여 네가 발을 씻고 머리와 발가락으로 차가운 두 벽에 닿은 채 잠이 든다면 젖은 담요를 뒤집어 쓰고 잠이 든다면 너의 꿈속으로 사랑에 불타는 중인 드넓은 성채를 보낼텐데 오월의 사과나무꽃 핀 숲, 그 가지들의 겨드랑이를 흔드는 연한 바람을 초콜릿과 박하의 부드러운 망치와 우체통 기차와 처음 본 시골길을 줄 텐데 갓 뜯은 술병과 팔랑거리는 흰 날개와 몸의 영원한 피크닉을 그 모든 순간을, 모든 사물이 담긴 한 줄의 시를 써줄 텐데 차 한 잔 마시는 기분으로 일생이 흘러가는 시를 줄 텐데 네가 나의 애인이라면 얼마나! 너는 좋을 텐데 그녀 때문에 세상에서 제일.. 2023. 3. 31. 너를 잊어주기까지 나는 꿈속에서도 울었다 - 강태민 시 너를 잊어주기까지 나는 꿈속에서도 울었다 - 강태민 시 잠시 잠깐, 너를 사랑해서 미안했다 네가 나를 영원히 꿈꾸지 않는 걸 알면서도 너를 사랑해서 미안했다. 이슥한 밤의 정적, 가느다란 호흡에 함께 섞인 신음소리 처량하다 내 모든 기억은 왜 이렇게 슬퍼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너를 잊어주기까지 나는 그리움을 모르는 이 아니었는데.. 서로 반쪽이라는 걸 알면서 이별을 해야 하는 나는 꿈속에서도 울었다. 잊어야만 하는데 결코, 너를 잊어줘야만 하는데 너를 잊어주기까지 울고 또 울어도 깨진 유리잔엔 흔적 없을 눈물 뿐이다.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다면 내 심장에 고인 눈물 말려버리고 싶다. 내 심장을 차라리. 깨뜨려 버리고 싶다. 결국 사라지고 말 미숙하기 이를 데 없는 나의 사랑을 증오한다. 너를 사랑해서 .. 2023. 3. 31. 이전 1 2 3 4 5 6 7 ··· 2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