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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97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시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듯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감상 인생이 좋은 상황만 있을 수는 없다. 살다보면 고난과 시련이 있기 마련이다. 아름다운 꽃나무들도 가지에 눈 맞으며 겨울을 보내고 비를 맞으며 고난을 겪고 나서야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흔들리며 크지 않은 꽃은 없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고난은 언제든 있을 수 있고, 그런 상황을 극복 할 수록 더욱 견고하고 찬란하게 생을 살아 갈 수 있지.. 2022. 2. 8.
봄봄봄 그리고 봄 - 김용택 시 봄봄봄 그리고 봄 - 김용택 꽃바람 들었답니다 꽃잎처럼 가벼워져서 걸어요 뒤꿈치를 살짝 들고 꽃잎이 밟힐까 새싹이 밟힐까 사뿐사뿐 걸어요 봄이 나를 데리고 바람처럼 돌아다녀요 나는 새가 되어 날아요 꽃잎이 되어 바람이 되어 나는 날아요. 당신께 날아요 나는 꽃바람 들었답니다 감상 봄은 알 수 없는 힘이 있다. 어둡고 추웠던 겨울이 끝나고 다시 초록이 돋아나고 따듯한 바람이 불면, 가슴이 간질간질 하며 설레는 사람이 찾아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물며 이 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설레임은 가슴이 터질듯 하다. 봄바람 향긋한 향기를 맡으며 좋아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걷는다면 세상에 더 바랄것이 없을 것이다. 봄바람 꽃바람이 들었다 해도 상관없다. 세상에 가장 활기차고 아름다운 순간, 사랑하는 사람과.. 2022. 2. 7.
다 당신입니다 - 김용택 시 다 당신입니다 - 김용택 개나리 꽃이 피면 개나리 꽃 피는 대로 살구 꽃이 피면은 살구꽃이 피는 대로 비오면 비 오는 대로 그리워요 보고 싶어요 손잡고 싶어요 다 당신입니다 감상 시간은 꾸준히 흘러가고 계절이 바뀌고 나를 둘러싼 환경도 계속 바뀐다. 하지만, 비가 오던 눈이 오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몇번을 바껴 지나가던, 내 안에 하나 바뀌지 않는 것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내 마음에 항상 당신이 있으니, 사계절이 바뀌어 가도 당신과 함께 했던 추억이 떠오르고 모든 세상은 다 당신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 뿐. 나에겐 온통 세상이 당신입니다. 2022. 2. 7.
밥 걱정 - 마경덕 시 밥 걱정 - 마경덕 묵직한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면 우리집 건너 건너 반지하방 외눈박이 할머니 주워온 폐지를 접으며 응, 이제 일나가는구먼 잘 댕겨와유 골목 어귀 어물전 맞은편 전봇대에 기대앉은 좌판 노인도 도라지를 까다 말고 아는 체를 한다 뭐 하러 댕기시오 공장에 일 나가는 거요? 단골 신발가게 아줌마도 지나가는 나에게 말을 붙인다 밥벌이는 좀 되나요? 24시 순댓국집에 밤일 나가는 아래층 다솜이 엄마도 내가 시인이라는 걸 얼마 전에 알았다 시는 써서 뭐한대요 요즘 누가 그런 걸 읽어요? 다들 살기 어렵다고 내 밥을 걱정해 주는 착한 이웃들이다 감상 밥 벌이는 정말 어렵다. 누구나 가족들 입에 넣을 밥을 벌기 위해 박스를 줍고, 공장에 일을 나가고, 가게를 운영하고, 일을 한다. 시인에게는 시를 쓰는.. 2022.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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