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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97

못난이 인형 - 나태주 시 못난이 인형 - 나태주 못나서 오히려 귀엽구나 작은 눈 찌푸러진 얼굴 애게게 금방이라도 울음보 터뜨릴 것 같네 그래도 사랑한다 얘야 너를 사랑한다. 감상 예전에 만나던 친구가 생각난다. 그 친구는 자신이 못생겼다 생각했는데, 내 눈에는 못났다는 그 친구 얼굴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내가 항상 예쁘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받아 치던 그 친구의 귀여운 두 눈이 그립다. 더 자주 예쁘다 사랑한다 해줬어야 했다. 다시 볼 수는 없겠지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이야기 해주고 싶어. 아가야 너는 참 예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2021. 12. 3.
사랑에 답함 - 나태주 시 사랑에 답함 - 나태주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감상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마냥 예뻐해주고 잘 해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오랜기간 함께 하며 그 사람의 단점을 예뻐해주고 자신과 맞지 않는 부분을 참아주는 것은 쉽지 않다. 오래동안 보며 상대방의 단점을 포용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상대방이 내 인생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사람이고 그사람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기에 그럴 것이다. 상대방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2021. 12. 3.
운동회 날 - 오성호 시 운동회 날 - 오성호 삶이란 게 가을 운동회 날처럼 늘 마음 설레게 하는 것이었으면 끝날 무렵이면 누구나 공책 한 권쯤은 챙길 수 있고 누구나 가족들 앞에 햇살처럼 뻐기고 설 수 있는 그런 날 어쩌다 넘어져서 꼴찌를 하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위로 받을 수 있고 공정한 출발을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해도 좋은 달리기 시합처럼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 또한 그럴 수 있다면 진 편도 이긴 편도 모두 떳떳하게 푸른 하늘을 우러를 수 있는 그런 날들이라면 세상 모르는 아이들 박수소리 웃음소리 와글거리는 소리 새떼처럼 날아오르는 운동장 가에서 나는 오래 전 지워져 버린 내 소년의 슬픈 뒷모습을 찾아냈다 낡은 교실 모퉁이를 돌아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 동안 목이 꺾이고, 무릎이 꺾이고 끝내 이슬처럼 잦아진 내 소.. 2021. 12. 2.
새점을 치며 - 정호승 시 새점을 치며 - 정호승 눈 내리는 날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천원짜리 한 장 내밀고 새점을 치면서 어린 새에게 묻는다 나같은 인간은 맞아 죽어도 싸지만 어떻게 좀 안되겠느냐고 묻는다 새장에 갇힌 어린새에게 감상 인생은 측정이 불가능하다. 잘 살아 왔는지. 앞으로 잘 살 것인지. 현재가 힘들면 더욱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추운 겨울날 시장 바닥에 쪼그려 앉아 새에게 나의 인생을 물어본다. 보잘것 없이 살아온 나지만, 어떻게 좋은 일 좀 없겠는지. 묻는다. 작은 새장에 갇혀 날지도 못하는 어린 새에게. 묻는다. 2021.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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