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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87

눈꽃 - 김준 시 눈꽃 - 김준 시 당신은 어느 날 눈처럼 내렸다 피할 수 없었으므로 나는 속절없이 맞았다 감상 사랑은 날씨처럼 내 마음대로 조정 가능한 것이 아니다. 어느날 그사람이 나에게 내렸고, 나는 속절 없이 당신을 맞을 수 밖에 없었다. 그저 포근한 함박눈이기를 바란다. 2022. 8. 11.
어쩌다 나는 - 류근 시 어쩌다 나는 - 류근 시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명랑한 햇빛 속에서도 눈물이 나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깊은 바람결 안에서도 앞섶이 마르지 않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무수한 슬픔안에서 당신 이름을 씻으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가득 찬 목숨 안에서 당신 하나 여의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삶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 건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디로든 아낌없이 소멸해버리고 싶은 건가 감상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감정은 불가항력이다. 내가 사랑하고 싶지 않다고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함께하는 사랑은 행복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사랑은 죽을만치 고통스럽다. 시인은 어쩌다 사랑의 불가항력에 휩쓸려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고, 함.. 2022. 8. 11.
새와 나무 - 류시화 시 새와 나무 -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 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감상 가만히 서 있는 나무가 흔들린다. 새가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잘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나만 흔들리는 것은 너가 나에게 왔기 때문이다. 평온함 속에 예상치 못한 사람이 다가오면 나는 정말 많이 흔들리는 편이다. 사람의 좋은면을 보려고 노력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금사빠다. 금방 사람이 좋.. 2022. 7. 3.
그리운 이름 - 배홍배 시 그리운 이름 - 배홍배 흔들리는 야간 버스 안에서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저장된 이름 하나를 지운다 내 사소한 사랑은 그렇게 끝났다 더듬거리며 차에서 내리는 나를 일격에 넘어뜨리는 가로등, 일어나지마라 쓰러진 몸뚱이에서 어둠이 흘러나와 너의 아픔마저 익사 할 때 그리하여 도시의 휘황한 불빛 안이 너의 무덤속일 때 싸늘한 묘비로 일어서라 그러나 잊지 마라 묘비명으로 새길 그리운 이름은 감상 1년을 만났건 10년을 만났건 연인이 헤어지는 순간 그들이 함께한 모든 시간이 의미없어 진다. 그 사람과 함께할 미래는 없는 것이다. 시인의 사랑은 야간버스 안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전화번호를 지우며 끝난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사람과의 관계가 끝난것이다. 슬픔에 정신없이 버스에서 내리다 넘어져버렸다. 시인이.. 2022.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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