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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어쩌다 나는 - 류근 시

by 담수쓰다 2022.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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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 시인

 

어쩌다 나는 - 류근 시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명랑한 햇빛 속에서도 눈물이 나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깊은 바람결 안에서도 앞섶이 마르지 않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무수한 슬픔안에서 당신 이름을 씻으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가득 찬 목숨 안에서 당신 하나 여의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삶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 건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디로든 아낌없이 소멸해버리고 싶은 건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디로든 아낌없이 소멸해버리고 싶은 건가

 

 

감상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감정은 불가항력이다. 내가 사랑하고 싶지 않다고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함께하는 사랑은 행복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사랑은 죽을만치 고통스럽다.

시인은 어쩌다 사랑의 불가항력에 휩쓸려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고, 함께할 수 없는 외로운 사랑을 하고있다.

밝은 날에도 눈물이나고, 바람에도 눈물이 마르지 않고, 슬픔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씻으며 그 사람 없이는 의미없는 삶을 소멸해버리고 싶어한다.

 

 사랑은 똑같은 이름으로 우리 인생에 극과 극의 행복과 고통을 준다.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 사랑의 끝이 행복일지, 고통일지 아무도 모른다. 당사자가 직접 열어봐야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고통에 대한 두려움에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그만한 고통을 감수하고도 뛰어들만 한 가치이고, 그 결과가 어떻든 스스로 감내하고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결과가 어찌 되었든 고통후에 사랑에도 발전과 성숙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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