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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팀목에 대하여 - 복효근 시 버팀목에 대하여 - 복효근 시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고쳐 심고각목으로 버티목을 세웠습니다.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섰습니다. 그렇듯 얼마간 죽음에 빚진 채 삶은싹이 트고 다시잔뿌리를 내립니다. 꽃을 피우고 꽃잎 몇 개뿌려 주기도 하지만버팀목은 이윽고 삭아 없어지고 큰바람 불어와도 나무는 눕지 않습니다.이제는 사라진 것이 나무를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허위허위 길 가다가만져 보면 죽은 아버지가 버팀목으로 만져지고사라진 이웃들도 만져집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나는 싹틔우고 꽃 피우며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감상  태풍에 나무가 누워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웠다.나무는 버팀목에 기대어 자라 싹이 틔우고, 꽃을 피운다.시간이 지나, 각목은 삭아 없어지지만,나무는 크게 자라 다시 .. 2024. 6. 18.
먼 후일 - 김소월 시 먼 후일 - 김소월 시  먼 후일 당신이 찾으시면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리면"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리면"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후일 그때에 "잊었노라."     감상 먼 훗날 사랑하는 이가 나를 다시 찾거든 나는 당신을 잊었다 말 할거야.어떻게 나를 잊을 수 있냐 나무라면 무척이나 그리워 하다 잊었다 할거야.그래도 나무란다면 당신이 다시 돌아 올 것이 믿어지지 않아서 잊었다 할거야.사실 오늘도, 어제도 나는 당신을 잊지 않을 것이지만, 먼 후일 당신이 돌아온다면, 그 때 잊었다. 할거야. 무척 사랑했던 사람이.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함께할 수 없을 때갈 곳 잃은 사랑과 그리움은 기다림이 된다. 후일을 알 수 없는 사랑.언젠가.. 2024. 6. 18.
숯불 - 담수 숯불 - 담수 너와 나는 흔들리는 청춘이였고 서로를 붙들고 부벼 바알간 숯불같은 사랑을 태웠다 더 태울 것이 너와 나 우리 자신 밖에 없었던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함께 타오를 용기가 없었던 것은 오롯이 나의 잘못이다. 서로를 꼭 껴안고 불타고 뭉개졌으면 우리는 한덩이 빛나는 보석이 되었을까. 2024. 3. 31.
흔적 - 담수(자작시) 흔적 너의 상기된 뺨에 아직 내가 남아 있는지 궁금했다. 화병에 담겨 있을 러시안 셔스는 이제 시들어, 버렸는지. 잠 들기 어려운 밤 불 붙인 향초는 나를 잘 말려 태웠는지. 속편 없는 영화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너의 침묵에 어떤 소식이 있길 바랬다. 2023.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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