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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점을 치며 - 정호승
눈 내리는 날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천원짜리 한 장 내밀고
새점을 치면서
어린 새에게 묻는다
나같은 인간은 맞아 죽어도 싸지만
어떻게 좀 안되겠느냐고
묻는다
새장에 갇힌
어린새에게
감상
인생은 측정이 불가능하다. 잘 살아 왔는지. 앞으로 잘 살 것인지. 현재가 힘들면 더욱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추운 겨울날 시장 바닥에 쪼그려 앉아 새에게 나의 인생을 물어본다. 보잘것 없이 살아온 나지만, 어떻게 좋은 일 좀 없겠는지. 묻는다. 작은 새장에 갇혀 날지도 못하는 어린 새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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