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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첫사랑 - 정세훈 시

by 담수쓰다 202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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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훈 시인

 

첫사랑 - 정세훈

 

녀석이 나보다

부잣집 아들이었다는 것도

학업을 많이 쌓았다는 것도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도

그 어느 것 하나 부럽지 않았다

 

다만, 녀석이

내 끝내 좋아한다는 그 말 한마디

전해지 못했던 그녀와

한 쌍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적

 

난 그만 

녀석이 참으로 부러워

섦게 울어버렸다.

 

 

첫사랑의 결혼

 

감상

 

 첫사랑은 처음이기에 미숙하여 이루어지기도 힘들고 더욱 가슴 아프다. 나도 얼마전 SNS로 첫사랑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내가 좋아했던 그 친구는 그때와 똑같이 예쁜 미소를 지으며 하얀 드레스를 입고 다른 사람 옆에 서서 영원을 약속했다. 그 친구 옆에 서 있는 사람은 그 친구에 비하면 정말 보잘것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게라도 생각해서 그사람에 대한 부러움을 중화시키고 싶었던 것일까. 나 자신에게 못났다 정말 한마디 해주고 아름답게 드레스를 입은 그 친구를 보며 오랜만에 꺼내보았던 어릴적 추억을 다시 빛나지 않게 천으로 둘둘 말아 마음 저 한켠에 조심스레 두었다. 

 

첫사랑의 결혼은 축하하기 힘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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