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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는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잡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감상
사랑을 잃었다. 함께 웃고 속삭이던 애틋했던 밤들은 그렇게 짧았다. 그렇게 너와 나를 흔들고 새기던 사랑의 열망은 끝나버렸다. 나는 이제 살 사람없는 빈 집같은 내 사랑에 자물쇠를 잠구고 떠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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