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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빈 집 - 기형도 시

by 담수쓰다 2021.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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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시인

 

빈 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는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잡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감상

 

사랑을 잃었다. 함께 웃고 속삭이던 애틋했던 밤들은 그렇게 짧았다. 그렇게 너와 나를 흔들고 새기던 사랑의 열망은 끝나버렸다. 나는 이제 살 사람없는 빈 집같은 내 사랑에 자물쇠를 잠구고 떠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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