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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거울 - 이상 시

by 담수쓰다 2021.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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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업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알아듣지 못하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요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 - 악수를모르는외손잡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밖에없으니퍽섭섭하오

 

 

거울속의 나는 참 나와는 반대요 마는 또 꽤 닮았소.

 

감상

 

가끔 나도 이해되지 않는 나의 모습이 있다. 거울을 보고 있자니 그 속에 내가 그녀석을 닮았다. 귀는 있으나 내 말을 듣지 못하고, 손이 있으나 내가 악수를 청하면 같은 손을 내밀어 화해 할 수도 없는 답답한 내가 있다. 그녀석은 내가 거울을 보지 않아도 거울 속에 들어앉아있다. 나는 그녀석과 소통하고 화해 할 수 없어. 그저 근심처럼 지켜 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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