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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소주 한잔 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 - 백창우 시

by 담수쓰다 2021.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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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우 음유시인

 

 

소주 한잔 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 - 백창우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 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 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 게 좆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자, 한잔 들게나

 

감상

 

세상살이라는게 참 어렵다. 노력해도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고, 노력의 방향이 잘못 되었을 수도 있고. 사랑하던 것들이 떠날 수도 있다. 마음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다. 너만 그런게 아니라 나도 그렇다. 하지만,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이따금씩 예고 없이 찾아오는 시련에 몸도 상하고 마음도 아프다. 하지만, 삶은 계속되고 어떻게든 극복해내야한다. 이렇게 힘들어도 언젠가 좋은 날 오겠지 하며 보이지도 않는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꾸역꾸역 살아가는거지. 삶은 엿같아. 그래도 그 속에 어머니, 아버지, 가족들, 사랑하는 사람들이 까만밤 별들처럼 박혀있으니 아름답지 않은가. 술 한잔 털어 마시고 내일부터 다시 정신차리고 움직이자 친구야.

 

 

술에 코박고 우는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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