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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캔들 - 안미옥 시

by 담수쓰다 2024.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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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옥 시인

 
 
 

캔들 - 안미옥 시

 
궁금해
사람들이 자신의 끔찍함을
어떻게 견디는지
 
자기만 알고 있는 죄의 목록을
어떻게 지우는지
 
하루의 절반을 자고 일어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흰색에 흰색을 덧칠
누가 더 두꺼운 흰색을 갖게 될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은
어떻게 울까
 
나는 멈춰서 나쁜 꿈만 꾼다
 
어제 만난 사람을 그대로 만나고
어제 했던 말을 그대로 다시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징그럽고
다정한 인사
 
희고 희다
우리가 주고받은 것은 대체 무엇일까
 
 

자신의 끔찍함이 괴로움.

 

소감

인간은 살아가다 보면 실수이든 자의로든 죄를 짓고 살아간다.
시인은 죄를 짓고 살아가는 자신에 대한 회의감에 괴로워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자신만 아는 죄를 짓고 어떻게 스스로를 긍정하며 살 수 있는지 궁금하다.
자신을 흰색으로 덧칠하고 합리화 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는 자신과 사람들에 역한 감정을 느끼는 듯 하다.
 
사실 죄라는 것은 정해진 기준이 없다. 살아온 환경이나 관습, 교육 등에 따라 타인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도 죄가 될 수 있고, 누가 봤을 때 명백히 죄인 일들도, 누군가에게는 이정도는 괜찮지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도덕의 기준을 잘 설정하고 지켜내야한다.
그리고. 부끄러움을 알아야한다. 일제강점기에 몸바쳐 싸우지 못하고 시를 써내던 시인들은 스스로를 부끄럽다고 표현했다. 그런 부끄러움을 알아야한다.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가 되었다. 각자도생이란 단어가 난무하고 자기 밥그릇만 바라보고 타인은 어떻게 되던 상관없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 같다.
부디 우리 모두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고, 거울 앞에 섰을 때 당당한 인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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