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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 정호승 시
잘 자라 우리 엄마
할미꽃처럼
당신이 잠재우던 아들 품에 안겨
장독 위에 내리던
함박눈처럼
잘 자라 우리 엄마
산 그림자처럼
산 그림자 속에 잠든
산새들처럼
이 아들이 엄마 뒤를 따라갈 때까지
잘 자라 우리 엄마
아기처럼
엄마 품에 안겨 자던 예쁜 아기의
저절로 벗겨진
꽃신발처럼
감상
사랑하는 엄마 잘 자요. 편하게.
엄마는 어느새 할미꽃 처럼,
장독대 위에 내린 눈처럼 하얗게, 아름답게 늙어
내 품안에서 잠들었네요.
사랑하는 엄마 잘 자요.
뜨거운 햇살 가려주는 산그림자안에서
그안에 작은 산새들 잠 든 것 처럼.
내가 엄마 곁에 뭍힐 때 까지 잘자요.
사랑하는 엄마 잘 자요.
젊고 예쁘던 엄마 품에 안겨 있을 때,
내가 신었던꽃 신 처럼, 그때 처럼 예쁘게.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 처럼, 시를 포스팅하는 지금도 눈물을 멈출 수가 없다.
사랑하는 어머니의 작은 몸을 끌어안은 아들이 죽은 어머니를 위해 지은 시.
이 시는 평생 나의 눈물 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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