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대시

멀리서 빈다 - 나태주 시

by 담수쓰다 2024. 9. 23.
반응형

나태주 시인

 

 

멀리서 빈다 - 나태주 시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감상

내가 그리던 너. 하지만, 아직 우리는 서로를 모른다.

그래도 너가 이 세상에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우리는 서로를 모르지만.

 

나는 너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꽃처럼 존재하는 것 만으로 세상은

매번 새로운 아침 처럼 아름답다.

 

내가 꽃을 받쳐주는 풀잎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것 만으로

너에게 고요하고, 포근한 밤이 되기를 바란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마라.

 

 

가을이 오면, 웬지 대상이 누군지도 모를 그리운 감정이 들고는 한다.

내가 사랑하게 될 사람. 평생을 함께할 너는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걸까.

이제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말고, 언젠가 예쁜 모습으로 만나자.

사랑한다.

 

엔젠가 우리 서로가 소설처럼 서로에게 나타나 주기를.

반응형

'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캔들 - 안미옥 시  (1) 2024.11.01
꽃 - 김춘수 시  (0) 2024.08.22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 정호승 시  (3) 2024.07.22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 나태주 시  (1) 2024.07.22
너의 때가 온다 - 박노해 시  (0) 2024.07.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