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113 캔들 - 안미옥 시 캔들 - 안미옥 시 궁금해 사람들이 자신의 끔찍함을 어떻게 견디는지 자기만 알고 있는 죄의 목록을 어떻게 지우는지 하루의 절반을 자고 일어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흰색에 흰색을 덧칠 누가 더 두꺼운 흰색을 갖게 될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은 어떻게 울까 나는 멈춰서 나쁜 꿈만 꾼다 어제 만난 사람을 그대로 만나고 어제 했던 말을 그대로 다시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징그럽고 다정한 인사 희고 희다 우리가 주고받은 것은 대체 무엇일까 소감인간은 살아가다 보면 실수이든 자의로든 죄를 짓고 살아간다. 시인은 죄를 짓고 살아가는 자신에 대한 회의감에 괴로워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자신만 아는 죄를 짓고 어떻게 스스로를 긍정하며 살 수 있는지 궁금하다. 자신을 흰색으로 덧칠하고 합리화 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 2024. 11. 1. 멀리서 빈다 - 나태주 시 멀리서 빈다 - 나태주 시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감상내가 그리던 너. 하지만, 아직 우리는 서로를 모른다.그래도 너가 이 세상에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우리는 서로를 모르지만. 나는 너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꽃처럼 존재하는 것 만으로 세상은매번 새로운 아침 처럼 아름답다. 내가 꽃을 받쳐주는 풀잎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것 만으로너에게 고요하고, 포근한 밤이 되기를 바란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마라. 가을이 오면, 웬지 대상이 누군지도 모를 그리운 감정이 들고는 .. 2024. 9. 23. 꽃 - 김춘수 시 꽃 - 김춘수 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싶다. 감상우리는 서로가 서로 통성명을 하고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진 그저 한명의 지나가는 이에 불과하다.하지만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 이름을 귀하겨 여기기 시작한다면, 그 사람은 나에게 꽃과 같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똑같이 그 사람이 나의 이름을 불러준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가서 한송이 꽃이 될 것 이.. 2024. 8. 22.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 정호승 시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 정호승 시 잘 자라 우리 엄마할미꽃처럼당신이 잠재우던 아들 품에 안겨장독 위에 내리던함박눈처럼 잘 자라 우리 엄마산 그림자처럼산 그림자 속에 잠든산새들처럼이 아들이 엄마 뒤를 따라갈 때까지 잘 자라 우리 엄마아기처럼엄마 품에 안겨 자던 예쁜 아기의저절로 벗겨진꽃신발처럼 감상 사랑하는 엄마 잘 자요. 편하게.엄마는 어느새 할미꽃 처럼,장독대 위에 내린 눈처럼 하얗게, 아름답게 늙어내 품안에서 잠들었네요. 사랑하는 엄마 잘 자요.뜨거운 햇살 가려주는 산그림자안에서그안에 작은 산새들 잠 든 것 처럼.내가 엄마 곁에 뭍힐 때 까지 잘자요. 사랑하는 엄마 잘 자요.젊고 예쁘던 엄마 품에 안겨 있을 때,내가 신었던꽃 신 처럼, 그때 처럼 예쁘게.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 처럼, 시를 포.. 2024. 7. 22. 이전 1 2 3 4 ··· 29 다음 반응형